오오, 하느님
당신 앞에서 무릎꿇고 당신 이름 부르며
당신께 저의 모든 것을 바칩니다.
비밀 속에 숨은 비밀까지도
환히 보시는 당신 앞에서
제가 숨길 수 있는 것이 뭣이 있겠습니까.
다만 죄로 얼룩진 저의 영혼의 지도를
당신 앞에 펼치겠습니다.
오오, 하느님.
원래는 하늘에 계신 당신처럼
완벽에로 나아가야 할 제가,
<성체> 모시는 하느님의 성전이어야 할 제가,
이렇게 딱한 꼴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저의 검은 사욕입니다.
이것이 잘못 사용한
저의 자유의 구김살입니다.
이것이 게으름에서 고인 저의 번뇌,
아픔, 괴로움, 저의 우수입니다.
그러나, 오오, 하느님
제게 마지막 남은 비밀이 있습니다.
그것은 끝으로 남은
한 조각 맑고 가난한 마음으로
당신을 찬미하고자 하는
저의 바램입니다.
이렇게밖엔 할 수 없는
이 죄인을 불쌍히 여기시어
빛에로,
평화에로 이끌어주소서.
오오, 영원히 찬미하올 하느님.
이 죄인을 당신 곁에 이끌어주소서.
차동엽 신부의 사도신경 강의 p271~272
'기타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를 사랑하라 -- 어니 J. 텔린스키 -- (0) | 2015.08.08 |
---|---|
젊은 시인에게 주는 충고 - 라이너 마리아 릴케 (0) | 2015.08.08 |
사랑에 대하여 - 고은 (0) | 2012.02.14 |
꽃 피는가 싶더니 꽃이 지고 있습니다 - 도종환 (0) | 2012.01.30 |
로버스 술러의 시「절벽가까이로 부르셔서」 (0) | 2012.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