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리/가톨릭교리

「가톨릭 교회 교리서」

yyddgim 2010. 9. 15. 11:38

교황 교서 「큰 기쁨」

「가톨릭 교회 교리서」 라틴어 표준판 승인과 공포에 관한 교황 교서

큰 기쁨

LAETAMUR MAGNOPERE

존경하는 형제 추기경, 총대주교, 대주교, 주교, 사제, 부제 들과 그 밖의 모든 하느님 백성에게하느님의 종들의 종 요한 바오로 주교가 길이 기념하고자 이 교서를 발표합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라틴어 표준판이 빛을 보게 된 것은 큰 기쁨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본인은 이 교서를 통하여 「가톨릭 교회 교리서」의 라틴어 표준판을 승인하고 공포하며, 이로써 이 표준판은 「가톨릭 교회 교리서」의 결정판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회 30주년을 맞아, 1992년 10월 11일 교황령 「신앙의 유산」(Fidei Depositum)이 최초의 프랑스어 「가톨릭 교회 교리서」의 발행과 함께 반포된 지 5년 만의 일입니다.

최근에 「가톨릭 교회 교리서」가 특히 개별 교회들에서 폭넓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널리 보급되어, 각 나라 말로 번역되고 세계의 다양한 언어 공동체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된 것을 우리는 모두 기쁘게 지켜 보았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1985년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임시 총회가 신앙과 윤리에 관한 모든 가톨릭 교리를 망라하는 교리서나 개요서의 편찬을 본인에게 요청했던 것이 얼마나 적절한 것이었는지 확인해 줍니다.

본인은 1986년에 추기경들과 주교들로 구성된 특별 위원회가 작성한 「가톨릭 교회 교리서」를 교황령 「신앙의 유산」을 통하여 승인하고 공포하였습니다. 이 교리서는 오늘날까지도 유효하고 시기 적절하며 이번 라틴어 표준판으로써 최종 결실을 맺게 됩니다.

이번 라틴어 표준판은 이 임무를 위하여 본인이 1993년에 임명한 ‘부서간 위원회’에서 마련한 것입니다.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이 이끈 이 위원회는 위임받은 임무를 다하고자 성실하게 작업하였으며,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세계 여러 곳에서 다양한 교회 공동체가 교리서 본문 내용과 관련하여 제안한 많은 변경 사항들을 주의 깊게 연구하는 데 전념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그렇게 많은 개선 사항이 제안된 것은 「가톨릭 교회 교리서」가 전세계적으로 그리스도인이 아닌 사람들 사이에서조차 놀라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을 보여 주며, 가톨릭 교리를 온전하고 완전하게 설명함으로써 교회가 일상 생활에서 고백하고 거행하며 생활하고 기도하는 것을 모든 사람에게 알리려는 이 교리서의 목적을 확인시켜 준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동시에 이것은 「가톨릭 교회 교리서」 안에 요약된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적이고 필수적인 요소들을 현대인들에게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제시하는 데 이바지하려는 모든 사람의 열렬한 소망에 관심을 기울이게 합니다. 또한 이러한 다양한 교회 구성원들의 협력은 본인이 「신앙의 유산」에서 “그토록 많은 목소리의 조화는 참으로 신앙의 ‘교향곡’”(2항)이라고 말했던 것을 다시 한 번 이루어 낼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 위원회는 제안 사항들을 진지하게 숙고하였으며, 여러 차원에서 면밀하게 검토한 다음, 본인의 승인을 받고자 결론 사항들을 제출하였습니다. 본인은 이 가운데 가톨릭 신앙의 보고에 관한 「가톨릭 교회 교리서」의 내용을 더욱 잘 표현하거나, 가톨릭 신앙의 일부 진리들을 현대 교리교육의 요구에 더욱 부합되게 설명할 수 있는 결론 사항들을 승인하여 이번 라틴어 표준판에 통합되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이 표준판은 1992년 12월 본인이 교회와 세상에 공식적으로 발표한 교리 내용을 충실하게 다시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라틴어 표준판을 공포함으로써 1986년에 시작된 「가톨릭 교회 교리서」 작업이 완성되었으며, 앞서 말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임시 총회의 바람도 만족스럽게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교회는 이제 하나이며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영구한 신앙에 대한 새롭고 권위 있는 설명을 갖게 되었으며, 이는 “교회의 친교를 위한 유효하고 권위 있는 도구”일 뿐 아니라 “신앙 교육을 위한 확고한 규범서, 특히 지역 교리서의 편찬을 위한 확고하고 권위 있는 규범서”(「신앙의 유산」, 4항)가 될 것입니다.

이처럼 신앙과 가톨릭 교리를 참되고 체계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새로운 열의를 가지고 현대인들에게 그리스도교 메시지를 낱낱이 그리고 온전히 제시할 수 있는 매우 확실한 교리교육의 길이 열리게 됩니다. 이 교리서는 지역 교회에서 모든 교리교사가, 하나이며 영원한 신앙의 보고를 전달할 수 있도록 든든한 도움을 줄 것이며, 성령의 도움으로, 이 메시지를 듣는 사람들의 다양한 필요와 상황에 맞추어 그리스도교 신비의 놀라운 일치를 전할 것입니다. 공의회 이후에 나온 이 「가톨릭 교회 교리서」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이해한다면, 모든 교리교육 활동은 하느님 백성 사이에 널리 퍼진 새로운 활기를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삼천년기가 다가옴에 따라 이 모든 것은 오늘날 그 중요성이 훨씬 더 커집니다. 모든 사람이 복음 메시지를 깨닫고 받아들여서 “그리스도의 완전성에 도달하게 되도록”(에페 4,13) 특별히 복음화에 전념하여야 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본인은 존경하는 형제 주교들에게, 본래 주교들을 위하여 만들어진 「가톨릭 교회 교리서」의 이번 라틴어 표준판의 공포를 좋은 기회로 활용하여 이 교리서를 더욱 널리 알리며 자신에게 맡겨진 공동체가 이를 훌륭한 선물로 받아들여 한없이 가멸찬 신앙의 풍요로움을 재발견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모든 하느님 백성의 조화롭고 상호 보완적인 노력을 통하여 모든 사람이 이 「가톨릭 교회 교리서」를 알게 되고 서로 나누게 됨으로써, 삼위일체 안에서 가장 뛰어난 기원과 원리를 찾을 수 있는 신앙의 일치가 강화되고 세상 끝까지 뻗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리아의 몸과 영혼의 승천을 기념하는 오늘, 본인은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신 마리아께 이러한 소망을 맡겨 드리며, 모든 인류의 영적 선익을 위하여 이 소망들이 실현되기를 바랍니다.

카스텔 간돌포에서

교황 재위 제19년, 1997년 8월 15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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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령 「신앙의 유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따라 마련된

「가톨릭 교회 교리서」의 발행에 관한 교황령

신앙의 유산

FIDEI DEPOSITUM

존경하는 형제 추기경, 총대주교, 대주교, 주교, 사제, 부제 들과 그 밖의 모든 하느님 백성에게하느님의 종들의 종 요한 바오로 주교가 길이 기념하고자 이 교황령을 반포합니다.

머리말

1 신앙의 유산(Fidei depositum)을 지키는 것은 주님께서 당신 교회에 맡기신 사명이며, 교회는 이 사명을 항구히 수행해 오고 있습니다. 본인의 선임자이신 존경하올 요한 23세께서 30년 전에 개막하셨던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의도하고 바랐던 바는 교회의 사목적 사도적 사명을 명백히 설명하고, 복음의 진리를 밝힘으로써, 모든 지식을 초월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에페 3,19 참조) 찾고 그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사람을 이끌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교황 요한 23세께서는 그리스도교 교리의 값진 유산을 더 잘 보존하고 설명하여 그리스도인들과 선의의 모든 사람이 거기에 더욱 쉽게 다가설 수 있게 하는 것을 이 공의회의 가장 중요한 임무로 삼으셨습니다. 그러므로 공의회는 우선 시대의 오류를 단죄하기보다는, 신앙 교리의 힘과 아름다움을 명쾌하게 드러내고자 노력했습니다. 교황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이 공의회의 빛은 교회를 위한……영적 풍요의 원천이 될 것입니다. 여기에서 새로운 힘을 얻은 교회는 두려움 없이 미래를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우리는 이천 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교회가 걸어온 그 길을 따라, 이 시대가 요청하는 과업에 아무런 두려움 없이 기꺼이 헌신해야 할 것입니다.”1)

공의회에 참석한 주교들은, 하느님의 도움으로, 4년간의 노고를 통해서 전체 교회를 위한 교리 진술과 사목 지침의 방대한 종합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사목자들과 신자들은 여기에서 바로 “공의회의 목적인 사상과 행동과 관습과 도덕 그리고 기쁨과 희망을 새롭게 할 쇄신”2)의 방향을 찾을 수 있습니다.

폐막 이후에도 공의회는 계속하여 교회의 삶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1985년 본인은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습니다. “공의회에 참여하여 그 진행 과정에 적극 협력하는 특별한 은총을 받았던 본인에게,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언제나, 특히 본인이 교황으로 재임하는 동안, 지역교회와 전체 가톨릭 교회의 차원에서 공의회의 가르침을 구체적으로 충실하게 적용하고자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본인의 모든 사목 활동을 위한 변치 않는 준거가 되어 왔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이 원천으로 돌아가야 합니다.”3)

이러한 정신에서 본인은 1985년 1월 25일 공의회 폐막 20주년에 즈음하여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임시 총회를 소집하였습니다. 이 회의의 목적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은총과 영적 결실을 기리고, 그 가르침을 깊이 연구하여 거기에 더욱더 일치하며, 그 이해와 적용을 촉진시키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세계주교대의원회의에 모인 교부들은 다음과 같이 건의하였습니다. “신앙과 도덕에 관한 모든 가톨릭 교리를 망라하는 교리서나 그 개요서가 편찬되어야 합니다. 이는 여러 지역에서 작성될 교리서나 개요서의 준거가 될 것입니다. 교리의 설명은 성서적이고 전례적이어야 하며, 그리스도인들의 실생활에 적합하면서도 동시에 건실한 교리를 제시하여야 합니다.”4) 세계주교대의원회의가 폐회된 뒤 본인은 이를 “보편교회와 지역교회의 실제적인 필요에 온전히 부응하는 것”5)이라고 여겨 이 건의를 받아들였습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라는 이름으로, 신앙의 살아 있는 원천에서 새로워진 교리교육을 위한 이 ‘규범서’를 오늘 전체 교회에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를 어찌 온 마음으로 주님께 감사 드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전례의 쇄신 그리고 라틴 교회의 교회법전과 동방 가톨릭 교회법전의 새로운 편찬에 이어, 이 교리서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바라고 또 시작하였던 교회 생활 전체의 쇄신에 크게 이바지할 것입니다.

 

본문의 준비 과정과 그 정신

2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매우 광범위한 협동 작업의 결실입니다. 이 교리서는 진지하고도 열린 정신과 불타는 열정으로 6년 동안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 완성한 것입니다.

1986년 본인은 위원장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을 비롯한 열두 명의 추기경과 주교들로 구성된 ‘교리서’ 위원회에 세계주교대의원회의 교부들이 요청한 교리서의 편찬 임무를 맡겼습니다. 그리고 신학과 교리교수법 전문가들인 일곱 명의 교구장 주교로 구성된 편찬 위원회가 교리서 위원회의 일을 도왔습니다.

편찬 지침을 제시하고 작업 과정을 감독하는 임무를 띤 교리서 위원회는, 아홉 차례나 이어진 시안(試案) 작성의 전 과정을 신중하게 감독하였습니다. 한편 편찬 위원회는 문안을 작성하고, 교리서 위원회가 요청한 것을 수정하며, 문안의 개선을 위하여 수많은 신학자, 성서 주석 학자, 교리교수법 학자들과 특히 전세계의 주교들이 지적한 사항들을 검토하여 본문을 작성하는 임무를 수행하였습니다. 편찬 위원회는 본문의 통일성과 동질성을 확보하기 위한 유익하고도 풍부한 의견 교환의 장(場)이 되었습니다.

이 시안은 모든 가톨릭 주교들과 주교회의 또는 주교대의원회의, 그리고 신학 및 교리교수법 연구 기관들에게 폭넓게 자문을 받았으며, 이 시안은 전체적으로 주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이 ‘교리서’는 가톨릭 교회 주교단 전체의 협동의 결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교들은 교회 생활과 밀접히 연관된 이 일에서 각자의 책임을 다해 달라는 본인의 권유를 기꺼이 받아들인 것입니다. 이러한 응답은 본인에게 커다란 기쁨을 불러일으킵니다. 그토록 많은 목소리의 조화는 참으로 신앙의 교향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교리서의 실현은 주교단의 단체성을 반영하는 것이며 교회의 보편성(catholicitas)을 증언하는 것입니다.

 

내용의 배치

3 그리스도교 신비를 더 잘 깨닫고 하느님 백성의 신앙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하여, 교리서는 성서의 가르침, 교회 안에 살아 있는 성전(聖傳)의 가르침, 정통 교도권의 가르침, 교부들과 성인 성녀들이 영적 유산으로 물려준 가르침들을 충실하게 체계적으로 제시하여야 합니다. 또한 시대에 따라 성령께서 교회에 천명하신 교리를 고려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과거에는 전혀 대두되지 않았던 새로운 상황이나 문제들을 신앙의 빛으로 밝히는 일도 교리서가 도와 주어야 합니다.

신앙은 언제나 동일한 것이며 또 언제나 새로운 빛의 원천이므로, 교리서는 새것과 옛것을(마태 13,52 참조) 담아야 합니다.

이러한 이중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한편으로는 비오 5세 성인의 교리서가 따랐던 전통적인 “옛” 순서를 다시 이어받아, 그 내용을 네 부분으로, 곧 신경, 성사를 비롯한 거룩한 전례, 십계명의 설명으로 시작하는 그리스도인의 삶, 끝으로 그리스도인의 기도 순으로 배열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우리 시대의 질문들에 답하기 위하여 그 내용을 자주 “새로운” 방법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네 부분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신비는 신앙의 대상이며(제1편), 이는 전례 행위로 기념되고 전해집니다(제2편). 하느님 자녀들의 행동을 비추고 지탱해 주는 것은 바로 이 신비입니다(제3편). 이 신비는 ‘주님의 기도’로 탁월하게 표현되는 우리 기도의 토대이며, 우리의 청원과 찬양과 간구의 대상입니다(제4편).

전례는 그 자체가 기도입니다. 전례를 거행할 때 신앙을 고백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교회 전례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신앙이 요구되듯이, 성사의 열매인 은총은 그리스도인의 삶에 필수 조건입니다. 행동으로 드러나지 않는 신앙은 죽은 신앙이며(야고 2,14-26 참조) 영원한 생명의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를 읽음으로써 우리는 하느님의 신비와 구원 계획의 놀라운 단일성을 깨달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께서 보내신 분, 성령을 통하여 거룩한 동정 마리아의 태중에서 인간이 되신 분, 인류의 구원자, 하느님의 외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중심적 위치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교회 안에, 특히 성사 안에 언제나 현존하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신앙의 원천이시고, 그리스도인의 삶의 모범이시며, 우리 기도의 ‘스승’이십니다.

 

본서의 교리적 가치

4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사도좌의 권위로 본인이 지난 6월 25일 승인하고 오늘 그 발행을 명하는 바입니다. 이 교리서는 성서와 사도적 전승과 교회 교도권이 증언하고 밝힌 교회의 신앙과 가톨릭 교리의 제시입니다. 본인은 이 교리서가 신앙 교육을 위한 확고한 규범이며 교회의 친교를 위해 유효하고 권위 있는 도구임을 확인합니다. 이 교리서는, 어둠이 없는 하느님 나라의 빛을 바라보며 순례하는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하느님의 교회에 성령께서 끊임없이 요구하시는 쇄신을 위하여 크게 이바지할 것입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의 승인과 발행은 베드로의 후계자가 거룩한 가톨릭 교회에, 로마 사도좌와 화합과 친교를 이루는 모든 개별교회에 드리는 하나의 봉사입니다. 이는 주 예수님을 따르는 모든 제자의 신앙을 지키고 굳건하게 하는 일이며(루가 22,32 참조), 또한 동일한 사도적 신앙 안에서 일치의 유대를 강화시켜 주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본인은 교회의 사목자들과 신자들이 일치의 정신으로 이 교리서를 받아들여, 사람들에게 신앙을 선포하고 복음 생활로 초대하는 자신의 사명을 수행하는 데에 이 교리서를 꾸준히 활용하도록 요청합니다. 가톨릭 교리의 교육을 위한 규범서로서, 특히 지역 교리서의 편찬을 위한 확고하고 권위 있는 규범서로서 이 교리서를 사목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또한 구원의 헤아릴 수 없는 풍요로움을(에페 3,8 참조) 더 잘 깨닫고자 하는 모든 신자에게 이 교리서를 내놓습니다. 이 교리서는 가톨릭 신앙의 내용과 그 조화로운 일관성을 정확하게 제시함으로써, 모든 그리스도인의 일치에 대한 거룩한 열망으로 고취된 교회 일치 노력을 지지하고자 합니다. 끝으로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우리가 품고 있는 희망에 대해 묻는 모든 사람들에게(1베드 3,15 참조), 그리고 가톨릭 교회가 무엇을 믿는지 알려고 하는 모든 사람에게 제공되는 것입니다.

이 교리서는 교회의 권위, 곧 교구장 주교와 주교회의의 승인을 받았거나 더욱이 사도좌의 승인을 받은 지역 교리서들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다양한 상황과 문화를 고려하면서도 신앙의 일치와 가톨릭 교리에 대한 충실성을 애써 간직하고자 하는 새로운 지역 교리서들의 편찬을 고무하고 또 도와 주기 위한 것입니다.

 

맺음말

5 「가톨릭 교회 교리서」를 소개하는 이 문서를 끝맺으면서, 교회가 복음화를 위하여 새로운 노력을 기울이도록 요청받고 있는 이 시기에, 본인은 강생하신 말씀의 어머니이며 교회의 어머니이신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 마리아께서 당신의 힘 있는 전구로 온 교회 모든 차원의 교리교육 활동을 북돋아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참 신앙의 빛이 무지와 죄의 노예 상태에 매여 있는 인류를 해방시켜, 그 이름에 걸맞는 유일한 참 자유에로(요한 8,32 참조), 곧 이 지상에서는 성령의 인도를 받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사는 그러한 자유에로, 그리고 하늘 나라에서는 하느님을 마주 대하고 뵙는 충만한 지복직관에로 이끌어 주기를 빕니다(1고린 13,12; 2고린 5,6-8 참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30주년

교황 재위 제14년, 1992년 10월 11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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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문

“아버지,……영원한 생명은 곧 참되시고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 아버지를 알고 또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요한 17,3).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다 구원을 받게 되고 진리를 알게 되기를 바라십니다”(1디모 2,4). “이분에게 힘입지 않고는 아무도 구원받을 수 없습니다. 사람에게 주신 이름 가운데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이름은 이 이름밖에는 없습니다”(사도 4,12).

 

I. 인간의 삶 - 하느님을 알고 사랑함

1 스스로 한없이 완전하고 복되신 하느님께서는 순수한 호의로 계획을 세우시고, 자유로이 인간을 창조하시어 당신의 복된 생명에 참여하도록 하셨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는 모든 시대, 모든 장소에서 인간에게 다가오신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부르시며, 있는 힘을 다하여 당신을 찾고, 알며, 사랑하도록 도와 주신다. 하느님께서는 죄 때문에 흩어진 모든 사람을 당신 가족인 교회의 일치 안에 불러모으신다. 하느님께서는 때가 찼을 때, 이 일을 이루시기 위하여 당신의 아들을 구속자와 구원자로 보내 주셨다. 그분 안에서, 그분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불러 성령 안에서 당신의 자녀로 받아들이시고 당신 복된 삶의 상속자가 되게 하신다.

2 이러한 부름이 온 땅에 울려 퍼지도록, 그리스도께서는 친히 선택하신 제자들에게 복음을 전할 사명을 주어 파견하셨다.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19`-20). 이러한 사명으로 힘을 얻은 사도들은 “사방으로 나가 이 복음을 전하였다. 그리고 주께서는 그들과 함께 일하셨으며 여러 가지 기적을 행하게 하심으로써 그들이 전한 말씀이 참되다는 것을 증명해 주셨다”(마르 16,20).

3 하느님의 도움으로 그리스도의 부름을 받아들이고 자유로이 이에 응답한 사람들은 이어서 그리스도의 사랑에 자극을 받아 온 세상에 ‘기쁜 소식’을 전하였다. 사도들의 후계자들은 사도들로부터 전해 받은 이 보화를 충실하게 지켰다.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사람은 신앙을 전파하고, 형제적인 친교로 신앙을 실천하며, 전례와 기도를 통해 신앙을 기림으로써 이 보화를 세세대대로 전할 부름을 받는다.6)

 

II. 신앙의 전달 - 교리교육

4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의 제자들을 양성하고, 사람들이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도록 도와 주며, 그러한 생활로 그들을 이끌고 가르쳐서 그리스도의 몸을 건설하는 모든 노력을 한데 일컬어 일찍이 교리교육이라고 하였다.7)

5 "교리교육이란 일반적으로 어린이와 젊은이, 그리고 어른들을 위한 신앙 교육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청중들을 완전한 그리스도인 생활로 이끌어들이려는 목적에서 유기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그리스도교 교리를 가르치는 교육이 포함된다.”8)

6 교리교육은, 서로 혼동해서는 안 되겠지만, 교회의 사목적 사명의 요소들과 관련을 맺고 있다. 이 요소들은 교리교육적 측면을 지닐 수도 있고, 교리교육의 준비 단계일 수도 있고, 교리교육의 결과일 수도 있다. 그것은 최초의 복음 선포, 곧 신앙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선교적 설교, 믿음의 이유들을 찾는 일, 그리스도인의 생활 체험, 성사의 거행, 교회 공동체에 완전히 참여함, 사도직과 선교 생활의 증거 등이다.9)

7 "교리교육은 교회 생활 전체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교회의 지리적 확장이나 수적인 증가는 물론, 교회의 내적 성장과 하느님의 계획에 호응하는 작업이 근본적으로 교리교육에 달려 있다.”10)

8 교회의 쇄신기는 동시에 교리교육이 왕성하게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교부들의 전성기에 거룩한 주교들은 자기 직무의 중요한 부분을 교리교육을 위해 바쳤다. 예컨대 예루살렘의 치릴로 성인,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 암브로시오 성인, 아우구스티노 성인과 그 밖의 많은 교부들이 그러하다. 교리교육에 관한 그들의 저술들은 아직도 본보기로 남아 있다.

9 교리교육은 직무는 항상 공의회들에서 새로운 힘을 얻어 왔다. 그 예로서 트리엔트 공의회는 특기할 만하다. 트리엔트 공의회의 교령들은 교리교육에 중점을 두었다. 여기에서 이 공의회의 이름을 따서 부르기도 하는 「로마 교리서」가 탄생했는데, 이는 그리스도교 교리를 총괄하는 걸작이다. 「로마 교리서」는 교회의 교리교육을 놀라울 정도로 체계화하였으며, 그 결과 베드로 가니시오 성인, 가롤로 보로메오 성인, 투리비오 데 모그로베호 성인, 로베르토 벨라르미노 성인 등의 거룩한 주교와 신학자들이 수많은 교리서들을 펴내게 되었다.

10 따라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교황 바오로 6세는 이 공의회 자체를 현대의 위대한 교리서로 평가하였다)에 뒤이은 쇄신 운동 가운데 교리교육이 새로이 주의를 끌게 된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1971년의 「교리교육 일반 지침」, 복음화(1974)와 교리교육(1977)을 위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와 그에 따른 교황 권고인 「현대의 복음 선교」(1975)와 「현대의 교리교육」(1979) 등이 이를 입증한다. 1985년의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임시 총회는 “신앙과 도덕에 관한 모든 가톨릭 교리를 망라하는 교리서나 그 개요서가 편찬되어야 한다.”고 요청하였다.11)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의 이러한 요청에 전적으로 동의하여 “이러한 요구는 세계 교회와 지역교회들의 실제적인 필요에 완전히 부응하는 것”12)임을 인정하고, 그 실현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III. 교리서의 목적과 대상

11 이 교리서의 목적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성전(聖傳) 전체의 정신에 비추어 신앙과 윤리에 대한 가톨릭 교리의 기본적인 내용을, 유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제시하는 데 있다. 이 교리서의 주요한 원천은 성서, 교부들, 전례와 교회의 교도권이다. 이 책은 “여러 나라에서 작성될 교리서나 개요서의 준거로 삼을 규범서로서”13) 만들어졌다.

12 이 교리서는 주로 교리교육 담당자들을 위한 것이다. 먼저 신앙의 교사이며 교회의 목자인 주교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 교리서는 하느님의 백성을 가르쳐야 하는 그들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도구로서 제공되는 것이다. 이 교리서는 주교들뿐 아니라, 교리서를 편찬하는 이들과 사제들, 그리고 교리교사들을 대상으로 한다. 아울러 모든 그리스도인이 읽어도 유익할 것이다.

 

IV. 교리서의 구성

13 이 교리서는 교리서의 위대한 전통을 따라서 세례 때의 신앙 고백(신경), 신앙의 성사들, 신앙 생활(계명)과 신앙인의 기도(주님의 기도), 이 네 편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편 신앙 고백

14 신앙과 세례로써 그리스도께 속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세례 신앙을 사람들 앞에서 고백해야 한다.14) 이를 위하여 이 교리서는,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말씀을 건네시고 당신을 내어 주시는 계시와, 하느님께 응답하는 인간의 신앙이 어떠한 것인지를 제시한다(제1부). 신경은 선한 모든 것의 ‘창조주’이시고, ‘구속주’(救贖主)이시며 ‘성화주’(聖化主)이신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베푸신 은혜들을 요약한다. 그리고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께 대한 신앙, 곧 우리가 세례 때 고백하는 ‘세 가지 기본 신앙’을 진술한다. 그것은 전능하신 창조주 성부께 대한 신앙, 우리의 주님이며 구세주이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 거룩한 교회 안에 계신 성화주 성령께 대한 신앙이다(제2부).

 

제2편 신앙의 성사들

15 제2편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을 통해서 단 한 번에 영원히(semel pro semper) 이루어진 하느님의 구원이 어떻게 교회 전례의 거룩한 행위(제1부), 특히 칠성사(제2부) 안에 현존하게 되는지를 설명한다.

 

제3편 신앙 생활

16 제3편에서는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된 인간의 궁극적 목적, 곧 참행복과 거기에 이르는 길들을 제시한다. 그것은 하느님의 법과 은총의 도움으로 자유롭고 올바르게 행동하며(제1부), 십계명에 제시된 사랑의 이중 계명을 실천함으로써(제2부) 가능하다.

 

제4편 신앙 생활과 기도

17 마지막으로 제4편에서는 신앙인의 삶에서 기도가 지니는 의미와 그 중요성을 다루며(제1부), 주님의 기도의 일곱 가지 청원에 대한 간결한 주해로 끝을 맺는다(제2부). 실제로 이 일곱 가지 청원에는 우리가 바라야 하고, 또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베푸시고자 하는 좋은 것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V. 본 교리서의 활용을 위한 실제적 지침

18 이 교리서의 목적은 가톨릭 신앙 전체를 유기적으로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전체를 하나로 읽어야 한다. 난외의 많은 주(본문 옆에 쓰인 작은 숫자는 같은 주제를 다룬 다른 항목을 표시한다.)와 책 끄트머리의 주제별 색인은 각 주제를 신앙 전체에 대한 관계 안에서 볼 수 있게 해 준다.

19 종종 성서 구절들을 문장 그대로 인용하기보다는 ‘참조’라고 하여 그 내용을 소개하였다. 그 내용을 깊이 이해하려면 해당되는 성서 본문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이러한 성서 참조는 교리교육의 실제적인 도구가 될 것이다.

20 작은 글씨로 인쇄된 대목들은 역사적, 호교론적 또는 보완적인 교리 설명이다.

21 교부들의 저술이나 교도권의 가르침 또는 전례문, 성인전에서 인용하여 작은 글씨로 표기한 인용문들은 교리에 대한 더욱 풍부한 설명을 위한 것이다. 이러한 글들은 주로 교리교육에 직접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들이다.

22 각 주제별 단위의 끝에는 일련의 간략한 글들로 가르침의 중요한 요점들을 간추려 놓았다. 이러한 ‘간추림’은 교리교육 현장에서 종합적이고 암기하기 쉬운 형식으로 교리 내용을 제시하게 하려는 것이다.

 

VI. 필요한 적응

23 이 교리서는 신앙 교리를 제시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이 책은 신앙을 더욱 깊이 깨닫도록 돕고자 한다. 그러므로 이 교리서의 목표는 신앙이 자라 삶에 뿌리를 내림으로써, 삶의 증거로 신앙을 전파하게 하는 데 있다.15)

24 이러한 목적 때문에 이 교리서는 교리교육 대상자들의 문화, 연령, 영적 성숙도, 사회적·교회적 상황 등의 다양성이 요구하는 교리 설명과 교수법 응용을 시도하지 않는다. 이러한 필요불가결한 응용은, 각 지역의 교리서나 나아가 신앙인들을 가르치는 사람들의 몫이다.

가르치는 사람들은 모든 사람을 예수 그리스도께로 인도하기 위하여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어야”(1고린 9,22 참조) 한다.……특히 자신에게는 한 가지 부류의 영혼들이 맡겨졌으며, 따라서 언제나 한 가지 방법만으로, 모든 신앙인을 똑같이 가르쳐 진정한 신앙을 갖도록 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어떤 이들은 갓 태어난 아기와 같고, 다른 이들은 젊은이 같기도 하며, 또 그 능력을 다 갖춘 어른과 같은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설교의 소명을 받은 사람들은 신앙의 신비와 도덕 규범에 대한 가르침을 전달할 때에, 자신의 말을 듣는 이들의 정신과 지성에 적합하게 맞추어야 한다.16) 무엇보다도 앞서는 ‘사랑’

25 이 교리서에 대한 소개를 마치면서 옛 로마 교리서가 밝힌 사목 원칙을 다시 환기시키는 것이 좋을 듯하다.

사도가 일러 준 대로 이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교리와 그 교육은 모두 끝없는 ‘사랑’을 향해야 한다. 믿고, 바라고, 꼭 해야 할 것을 가르쳐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늘 우리 주님의 사랑이 드러나게 해야 한다. 그리하여 모든 이가 그리스도인 완덕의 근원이 ‘사랑’ 이외의 다른 것이 아니고 그 목적도 ‘사랑’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하여야 한다.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