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숙(시)
제목 : 여인숙
쓴 사람 : 잘랄루딘 루미
이 존재, 인간은 여인숙이라.
아침마다 새로운 손님이 당도한다.
한 번은 기쁨, 한 번은 좌절, 한 번은 야비함
거기에, 약간의 찰나적 깨달음이
뜻밖의 손님처럼 찾아온다.
그들을 맞아 즐거이 모시라.
그것이 그대의 집안을
장롱 하나 남김없이 휩쓸어 가버리는
한 무리의 슬픔일지라도.
한 분 한 분을 정성껏 모시라.
그 손님은 뭔가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
그대 내면을 비워주려는 것인지도 모르는 것.
암울한 생각, 부끄러움, 울분, 이 모든 것을
웃음으로 맞아
안으로 모셔 들이라.
그 누가 찾아오시든 감사하라.
모두가 그대를 인도하러
저 너머에서 오신 분들이리니.
또 다른 번역
인간이란 존재는 여인숙과 같다.
매일 아침 새로운 손님이 도착한다.
기쁨, 절망, 슬픔,
그리고 약간의 순간적인 깨달음 등이
예기치 않은 방문객처럼 찿아온다.
그 모두를 환영하고 맞아들이라.
설령 그들이 슬픔의 군중이거나,
그대의 집을 난폭하게 쓸어가 버리고
가구들을 몽땅 내가더라도.
그렇다 해도 각각의 손님들을 존중하라.
그들은 어떤 새로운 기쁨을 주기위해
그대를 청소하는 것인지도 모르니까.
어두운 생각, 부끄러움, 후회,
그들을 문에서 웃으며 맞으라.
그리고 그들을 집안으로 초대하라.
누가 들어오든 감사하게 여기라.
모든 손님은 저 멀리에서 보낸
안내자들이니까.
THE GUEST HOUSE (Jalaluddin Rumi)
This being human is a guest house.
Every morning a new arrival.
A joy, a depression, a meanness,
some momentary awareness comes
as an unexpected visitor.
Welcome and entertain them all!
Even if they're a crowd of sorrows,
who violently sweep your house
empty of its furniture,
still, treat each guest honorably.
He may be clearing you out
for some new delight.
The dark thought, the shame, the
malice,
meet them at the door laughing;
and invite them in.
Be grateful for whoever comes,
because each has been sent
as a guide from beyond.
출처 :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류시화옮김. 오래된미래)
잘랄루딘 루미(1207~1273)
아랍이 낳은 천재 시인이며 마울라의 수피(회전춤을 추는 수도승) 교단의 창시자.
아프가니스탄 발크에서 태어났으나 몽고족의 침입으로 터키의 코탸 지방으로 옮겨가 정착.
젊은 시절에 이미 대학자의 위치에 올랐으나 37세에 방랑하는 영적 스승 샴스에 타브리즈를 만나
존재의 혁명을 체험하고는 신비주의 시인으로 변신하였다. 수천편에 이르는 시를 남겼다.
인생을 나그네로 많이 비유하는데
시인(詩人)은 인간을 여인숙으로 비유한다.
삶의 여정에서 인연에 의해 출렁이는 희노애락의 어떤 감정들이라도 손님처럼 기꺼이 맞아들이라고 권하고 있다.
더구나 웃으며 감사하라고 말한다.
정말 내가 여인숙처럼 오는 손님이 누구던지 맞아주고 감사하며 삶의 안내자로 삼을수 있을까라고 자신에게 되뇌어 본다.